제241화
그가 원하는 것을 진도준은 쉽게 얻는 모습에 질투를 느꼈다.
하지만 그녀의 흉터와 고통은 결국 자신에게서 비롯되었다.
“그때 왜 아무 말도 없이 나랑 헤어진 거야? 내가 유학 갔다가 돌아온 첫해에 네 택배를 받았어.”
술에 취한 어느 밤, 그는 충동적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 번호는 이미 없는 번호였다.
“동창회에서 들었어. 네가 아파서 휴학했다고. 그리고 네 소식도 수소문해봤지만...”
그때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그는 줄곧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고 있었다. 성다희의 이름을 입에 올릴 용기조차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다희와 닮은 여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는 그 여자에게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의 감정을 애써 외면해 왔다. 지금의 배유현은 윤채원의 눈을 차마 마주 볼 수 없었다.
고요한 눈빛의 그녀 눈동자에 눈물이 맺히자 그는 숨이 턱 막혔다.
그의 심장을 소리 없이 도려내는 듯했다.
“난 아픈 게 아니었어. 그때 임신했던 거야. 휴학하고 아린이를 낳았는데 8개월 때 심장병 진단을 받았어. 두 살이 될 때까지 검사지만 산더미처럼 쌓일 정도였지. 매일 약을 먹여야 해서 아린이 돌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 했어. 이미 한 번 아이를 잃은 적이 있어서 또 잃게 될까 봐 너무 무서웠거든. 그래서 학교도 그만두고 취직할 때 어쩔 수 없이 학력을 거짓으로 쓸 수밖에 없었어.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나도 가끔은 너를 떠올렸어.”
그녀의 담담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처럼 그의 마음을 찔렀다.
배유현은 눈을 감았다. 손가락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났다.
“그냥 잠깐 즐겼을 뿐이야. 나 곧 유학 갈 거거든.”
그녀는 예전에 그가 무심코 내뱉었던 말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멍하니 있는 그의 표정을 보고 윤채원은 깨달았다. 그는 그 말을 했던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었다.
배유현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삼켰다. 목구멍이 칼날로 긁히는 듯 아팠다. 그는 문득 백미러 속 자신의 초라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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