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화
유리잔 깨지는 소리는 식당 안의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에 묻혔다.
옆에 있던 송우담은 깜짝 놀라 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핏자국을 보며 급히 배유현의 상처를 확인하려 했다.
남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한성준을 내쫓아!”
“알겠습니다.”
송우담은 대답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한성준과 윤채원 씨의 만남을 주선한 것도 대표님이고 이제 와서 내쫓으라는 사람도 대표님이고... 고작 첫 만남인데 질투심이 폭발한 건가? 그저 착시 현상이었을 뿐인데.’
...
한성준은 윤채원의 맑고 청초한 옆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죠.”
“한성준 씨 같은 집안도 보통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요?”
“절대적인 힘과 권력 앞에서는 그 누구도 초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성준은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윤채원 씨, 배진 그룹 앞에서는 저는 이름 없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에요. 만약 윤채원 씨가 저를 남자친구로 선택해 주신다면 앞으로 배 대표님과의 그 어떤 관계도 제가 완벽하게 숨겨드리겠습니다.”
윤채원은 상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젊고 잘생긴 그는 출신도 학력도 나무랄 데 없이 뛰어났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기묘한 진심을 담아 그녀의 선택을 바라고 있었다.
“그럼 한성준 씨는 내가 배유현에게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세요?”
한성준은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말을 고르듯 잠시 머뭇거렸다.
“윤채원 씨, 저는 평소에 성대모사 하는 걸 좋아합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앞으로 배 대표님 목소리를 흉내 내서 윤채원 씨와 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윤채원의 시선이 그를 향하다가 옆으로 돌아가 등 뒤 멀지 않은 곳, 병풍 하나를 사이에 둔 공간을 바라보았다.
다음 날, 윤채원은 다시 한성준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속 한성준은 애원하는 듯 극도로 낮은 자세로 말했다.
“윤채원 씨,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나요? 아니면 다른 맞선 상대를 고르셨나요? 그들이 가진 것은 저도 다 가지고 있고 그들이 만족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