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화
배유현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이마를 윤채원의 이마에 맞댔다. 그는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온몸을 뒤덮는 고통을 참으며 자신이 간절히 붙잡고 싶은 사람을 놓지 않으려 했다. 배유현은 윤채원이 자신을 미워할까 봐 두려웠다. 또한 그녀가 자신에게 일말의 미움조차 주지 않고 그저 자신을 잊어버릴까 봐 두려웠다.
3년, 10년이 지나면 윤채원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서 있을 것이고 배유현이 주었던 상처는 잊어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녀의 세상에서 배유현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배유현은 가슴에 격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고 천천히 허리를 숙였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이마에는 콩알 같은 땀이 흘러내렸다. 윤채원이 손을 뻗어 그의 등허리를 부축했지만 닿는 것은 야위고 뼈가 도드라진 등뼈뿐이었다.
배유현은 두 시간 전과 똑같이 바닥에 쓰러졌다.
간호사는 황급히 의사를 부르러 갔고 윤채원은 그를 부축하며 무릎을 꿇고 그를 일으키려 했다.
“배유현.”
“나 네가 만든 밀크쉐이크 먹어봤어... 배달도 여러 번 시켰고, 매번 네가 만들도록 요청했지. 네가 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후로는 먹지 않았어. 네가 나에게 준 감말랭이도 먹었어. 그건 집 나무에서 열린 감이고 외할머니가 직접 말리신 거라며...”
“그만해, 배유현...”
윤채원은 배유현의 손을 잡고 손바닥으로 그의 등 뒤를 감싸 안았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그를 일으킬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는데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너희 집 감나무, 내가 남겨뒀어. 우리 같이 보러 가자...”
배유현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숨 쉬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의사는 황급히 달려와 검사를 하고 윤채원에게 그의 과거 병력을 물었다.
윤채원은 송우담의 말이 떠올라 배유현의 검은색 실내복을 열어헤쳤다. 그의 창백하고 야윈 가슴 위에는 15cm 길이의 구불구불하고 흉측한 흉터가 있었다. 흉터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고 이런 개흉 수술은 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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