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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약간 잠겼지만 그래도 단단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닿았다. 배유현은 양손으로 윤채원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들어 자신을 보게 했다. “너 믿었어.” 그는 다시 한번 천천히 그 말을 되뇌었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 슬픈 감정이 스치자 그는 가슴이 저릿해졌다. 윤채원에게 그건 분명 행복하지 않은 과거였다. 캠퍼스에서 돈이 사라졌던 사건이 퍼지기 시작했을 때 그는 성다희가 훔친 게 아니라고 확신했다. 동시에 그건 배씨 가문이 자랑하던 명문가의 품격이 무너지는 일이기도 했다. 그토록 귀하게 키운 집안의 딸이 정작 몇십만 원짜리 반 회비까지 훔쳤다니. 그 사건이 터졌을 당시, 그저 체면을 위해 덮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배씨 가문의 두 어른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 배유현이 윤채원을 품에 끌어안았다. “그때, 우리 어머니가 막 심장 수술을 받으셨거든. 성공 확률이 고작 20%였어. 사실상 도박이었지. 미안해...”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는데 그 안에 짙은 후회가 묻어있었다. 그 사건이 성다희 마음에 남긴 상처는 평생 아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와서 한 사과는 너무도 가벼웠고 또 무력했다. 배유현은 윤채원을 대신해 누구를 용서할 자격이 없었다. 설령 그게 본인이라 해도. 배소영을 마주하는 일은 윤채원이 가장 지우고 싶어 하는 기억을 다시 끌어올릴 거라는 거였다. 하지만 배씨 가문에 속한 이상, 피한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한두 번은 모른 척할 수 있어도 평생은 피하지 못할 거고 그녀 마음속의 상처는 매번 그렇게 다시 찢겨 나갈 것이다. 그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방금 전, 단 몇 초의 시간 동안 스친 슬픔이 그녀의 눈빛 속에 너무도 또렷하게 남아 있었으니까. 윤채원은 그의 품에 기대어 숨을 천천히 들이쉬었다. 코끝에 스치는 그의 향기가 마음속 요동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잠시 후,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가요. 부모님이 기다리시잖아요.” 이번엔 그녀가 먼저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은 쪽은 배유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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