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3화
오후 한 시.
윤채원이 자리를 뜨려던 순간, 박영란이 지팡이를 짚은 채 그녀를 불러 세웠다.
윤채원은 급히 다가가 그녀의 팔을 부드럽게 붙들었다.
아직도 ‘어머니’라는 호칭이 입에 익지 않았다. 그건 윤채원의 인생에서 한 번도 진심으로 불러본 적이 없는 말이었으니까.
게다가 그녀의 친모, 피로 이어진 그 사람은 지금 위층에 있었다. 조금 전, 도우미가 무심코 말하던 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큰 사모님께서 소영 아가씨랑 위층 방에서 쉬고 계세요.”
그녀는 그것이 배유현의 배려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머님, 발은 좀 어떠세요?”
“괜찮아. 살짝 접질린 것뿐이야. 의사가 한 달쯤 조심하라더구나.”
박영란은 윤채원의 손을 꼭 잡고 소파에 함께 앉았다.
잠시 후, 도우미가 2층에서 내려오더니 블루 벨벳 상자 하나를 건넸다.
“이건 아린 양에게 주시는 거래요.”
박영란이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음엔 아린이도 꼭 데려오렴. 여름방학 때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지내게 하면 얼마나 좋아.”
그녀의 시선이 창가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배유현이 서 있었고 그 맞은편엔 배갑수가 1인용 소파에 앉아 아들과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박영란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다시 윤채원의 손을 꼭 잡았는데 표정엔 은근한 기대가 묻어 있었다.
“이건 뭐, 내가 재촉하려는 건 아닌데 말이지...”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래도 결혼도 했으니 이제 둘째도 생각해야지.”
아린이는 물론 손녀로 아끼겠지만 그래도 배씨 집안의 핏줄 하나쯤은 있어야 했다.
윤채원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박영란의 머리는 검게 염색되어 있었지만 그 눈가의 주름과 옅은 기미가 세월을 다 감추지는 못했다.
그 눈빛에는 따스함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어머님, 아린이는 사실...”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떼려는 순간 위층에서 도자기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도우미가 급히 내려왔다.
“큰 사모님이 탕그릇을 엎으셨어요. 지금 방에서 화를 내고 계시는데 큰 도련님이 곁에 계십니다.”
박영란은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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