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3화
비록 배도겸은 윤채원과 깊은 교류를 나눈 적이 없었지만 그는 윤채원이 돈을 훔치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녀의 눈빛을 맑고 투명했으며 순수하고 청렴했다.
반면 배소영은 그의 딸이다. 어릴 적부터 곱게 자란 착하고 야무진 딸이 돈을 훔쳤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 일에는 분명 어떤 오해가 있는 게 틀림없다.
윤채원은 애써 입가에 미소를 띠었지만 눈빛에는 원망이 섞여 있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쥐니 그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어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윤채원은 소파에 앉아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한편으로는 순진했던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
상대는 배소영의 아버지다. 자신의 딸을 의심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공과 사 구별이 뚜렷한 배도겸은 사람 자체가 온화하고 지식이 풍부했기에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역시도 혈육 앞에서는 옳고 그름 따위가 모두 재가 되어 사라지는 마법이 적용되었다.
그래도 차아영처럼 이유 없이 미워하거나 자기 딸을 모함했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윤채원은 그를 높이 평가했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자 배도겸은 몇 차례 가볍게 기침을 했다. 조용한 공간에 울리는 그 소리는 또렷하고 거슬렸다.
병 때문에 투석을 하는 상황에 식단 관리까지 하니 몸이 많이 야위었고 그 이유 때문인지 배도겸의 눈매에는 한층 더 짙은 온화함과 부드러움이 배어 있었다.
“그때 그 일은... 너에게도 큰 상처가 되었을 거야.”
그는 마치 어른으로서 한숨을 내쉬듯 낮게 말했다.
“나는 네가 돈을 훔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내 딸 역시 믿고 있다. 어쩌면 제3자가 네 책상 서랍 속 돈을 훔쳐서 내 딸을 오해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
“결론은 두 사람 모두 피해자야.”
윤채원은 웃었다. 비웃음이 섞인 미소였다.
“딸을 믿는 아버지로서 아저씨는 잘못이 없어요.”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배소영이 사람을 시켜 저에게 약을 먹이고 일부러 아저씨를 제 방으로 보냈다고 생각해요. 그 목적은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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