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2화
“밀크티 살 때 같이 샀어.”
윤채원은 마치 수정 구슬 안에 영원히 멈춰 선 것만 같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배유현은 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그곳을 벗어났다. 이 일대는 차가 조금 막혔지만 대학가를 벗어나자 도로 상황은 한결 나아졌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마음에 들어?”
윤채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차가 한동안 달린 뒤 배유현은 입술을 한번 다물었다가 다시 열었다.
“그거 지난번에 네가 꽤 좋아했잖아.”
그래서 배유현은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이번에 일부러 그 수공예 상점들을 다시 들렀다.
윤채원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남자는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졌다.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응, 마음에 들어.”
깃털처럼 가벼운 목소리가 배유현의 심장을 스치며 그 안에 차오르던 초조함을 천천히 가라앉혔다.
배유현은 핸들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
“마음에 들면서 왜 말을 안 해?”
“내가 대답 안 하면 네가 계속 물어볼 거잖아.”
윤채원이 말했다.
“긴장해서 애교 부리는 네 모습을 보는 게 좋았어.”
이건 배유현에게서 배운 말이었다.
배유현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좋은 건 안 배우고.”
다음 날 오전 윤채원과 배유현이 연청시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배씨 가문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박영란이 한밤중에 고열이 나 심하게 앓고 있으며 지금은 병원에 와 있다는 소식이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링거를 맞고 있는 박영란은 눈이 붉게 부어 있었다. 침대에 누운 채 이마에는 차가운 쿨패치가 붙어 있었으며 배유진이 곁에서 간호하고 있었다.
안옥정은 윤채원과 배유현을 보자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어젯밤에 불당에서 계속 기도하시더니 새벽에 갑자기 열이 확 오르셨어요. 해열제를 드셨는데도 열이 안 내리셔서 병원으로 오게 된 거고요.”
박영란은 심장 질환이 있기에 고열이 심해지면 여러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었다. 전날 밤의 일은 놀람과 기쁨이 뒤섞인 데다 이제 미열까지 겹쳤다. 지금 침대에 누운 박영란은 의식이 흐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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