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화
성다희는 방미영의 눈에 들지 못했고 송철용은 늘 이도 저도 아닌 태도로 상황을 무마하기만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송예린의 세계관에는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그런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 사촌 동생은 짐 같은 존재로 우리 집에 얹혀살며 먹고 마시는 아이다. 우리는 진짜 친척도 아니기에, 몇 마디 험한 말을 내뱉어도 그건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더 나아가서 성다희에게 못되게 굴어도 방미영이 오히려 부추길 정도였다.
마치 원래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서 성다희는 학창 시절 내내 예민하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윤채원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바라봤다. 피부는 여전히 탄탄하고 매끄러웠으며 소녀 시절의 자신과 비교해도 놀라울 만큼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때의 자격지심과 불안에 시달리던 소녀에서 완전히 벗어나 스스로 날개를 펼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다만 이 사촌 언니의 선택과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를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질 뿐이었다.
배유현은 통화를 마치고 다가와 아직 반쯤 젖은 윤채원의 긴 머리를 손바닥으로 움켜쥐고 길고 단정한 손가락으로 천천히 빗어 내렸다. 그러고는 화장대 위에 놓인 여러 병들 중 하나를 집어 들어 뒷면 라벨을 확인하더니 헤어스프레이를 손바닥에 먼저 뿌린 뒤 윤채원의 머리에 부드럽게 문질렀다.
“송예린의 조사 결과는 어때?”
윤채원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유출한 자료가 배진 그룹에 주는 영향이 커?”
“배진 그룹 산하 스마트홈 브랜드인 몽상가에서 준비 중이던 화이트웨일 3.0 신제품이었어. 다음 분기에 출시 예정인데 아직은 철저한 보안 개발 단계고 기능도 대폭 추가해서 해외 시장과도 연동할 계획이었지.”
배유현은 설명을 이어갔다.
“그 핵심 내부 데이터가 유출됐어. 조사 결과 송예린이 클라우드샤인 테크놀로지와 비공식적으로 긴밀하게 접촉해 왔다는 게 드러났어. 그쪽은 스마트홈 업계에서 배진의 핵심 경쟁사야.”
“그럼 송예린이 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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