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11월 중순.
학교에 독감이 퍼지며 반 아이가 한 명만 걸려도 반 전체에 전염되었다. 아이들의 면역력은 아주 약했다.
윤채원은 행여나 딸이 옮을까 봐 걱정되었다. 여하간에 윤아린의 심장이 좋지 않았던지라 감염되면 큰일이었기에 일주일간 학교를 쉬게 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먼저 독감에 걸린 사람은 바로 윤채원이었다.
진정숙과 윤아린에게 옮길까 봐 두려웠다. 여하간에 한 명은 나이 많은 어르신이었고 다른 한 명은 아주 어린 아이였으니까 면역력이 약했다. 그래서 진정숙에서 꼭 마스크를 쓰라고 했다.
그녀의 말에 진정숙은 웃으며 자신과 윤아린의 면역력이 그녀보다 더 낫다고 놀려댔다.
윤채원은 결국 휴가를 신청하고 아파트 단지 앞 작은 진료실에서 사흘간 링거를 맞았지만 차도가 없었고 계속 열이 나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런 그녀가 걱정된 진정숙은 점심밥을 가져다주며 큰 병원에 가서 피검사라도 해보라며 재촉했다.
윤채원은 매일 내일 가야지 하며 미루었고 계속 끓어오르는 열로 온몸이 지쳐 있었다.
하지만 문 앞에서 눈이 벌겋게 부어 걱정스럽게 자신을 보는 딸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으나 옮길까 봐 두려워 그러지도 못했다.
윤채원은 어릴 때부터 엄마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막 윤아린을 낳았을 때 윤채원도 겨우 스물한 살이었지만 윤아린은 너무도 작고 예쁜 천사 같았다.
윤아린이 서너 살 무렵 다락방에 비가 새었는데 비가 그치지 않아 관리실 사람들도 고쳐주러 오지 않았다. 물이 새는 곳은 하필이면 거실 한가운데였다.
윤채원은 플라스틱 대야를 놓아 빗물을 받았고 윤아린은 티브이에서 본 어른 흉내를 내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윤채원 씨, 나중에 제가 아주 커다란 집을 사 드릴게요. 엄마만 혼자 지낼 수 있는 그런 커다란 집이요!”
...
병원 수액실.
윤채원은 두 겹의 마스크를 쓰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사람들로 가득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어른은 물론이고 노인에 아이를 데려온 부모까지 가득했고 겨우 번호를 받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런 인파 속에서 머리가 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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