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43화

역시나 도시연과 배유현은 윤채원의 옆자리에 앉았다. 윤채원은 고열로 멍하던 뇌가 순간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고개를 푹 숙여 점퍼 안으로 파묻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 다른 쪽을 보았다. 답답하고 탁한 공기 속에서 남자의 서늘한 기운이 보이지 않는 끈처럼 스며들어 조금씩 윤채원의 신경을 옥죄었다. 독감으로 코가 막히고 목이 아픈데도 이상하게 배유현의 향기가 선명히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온몸이 배유현의 모든 것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윤채원은 수액 병을 올려다보며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빨리, 제발 더 빨리 끝나라고. 하지만 막 교체한 수액 병은 만니톨이었던지라 떨어지는 속도가 느렸다. 배유현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마침 박영란이 보낸 문자를 보았다. 도시연의 상태가 어떤지 묻는 내용이었다. 오늘 오전 도시연과 진은미는 함께 박영란을 만나러 왔었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 박영란도 피할 수 없었고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며칠만 푹 쉬면 될 뿐인데도 박영란을 찾아오는 사람은 아주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연이 몸이 안 좋다고 하자 박영란은 자신이 옮긴 거라 생각했고 마침 배유현이 당직이었던지라 도시연을 데리고 함께 병원으로 온 것이었다. 배유현은 박영란에게 괜찮으니 걱정 말고 푹 쉬라며 답장을 보냈다. “유현 오빠, 미안해. 원래는 아주머니 뵈러 간 건데 오히려 내가 감기에 걸려버렸네.” 배유현은 담담하게 대꾸했다. “물 많이 마시고 수액 다 맞으면 집에 가서 푹 쉬어.” “응, 고마워 오빠.” 도시연은 배유현의 앞에서 회사에서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리 아주 연약한 사람처럼 굴었다. 도시연의 집안은 배유현의 집안과 잘 어울렸고 윤채원은 회사에서 서유림이 다른 사람들과 두 사람이 곧 결혼할 것이라고 떠드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윤채원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곁눈질로 배유현을 보았다. 바로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그 남자를. 공교롭게도 오늘 배유현도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었고 차가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