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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이날 저녁 식사는 겉보기엔 아주 평온했다. 대화도 끊기지 않고 분위기도 애써 따뜻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식탁에 앉은 사람들 마음속은 모두 불안했다. 누군가 한마디만 잘못 꺼내도 이 아슬아슬한 평온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 박영란이 먼저 분위기를 띄우듯 말을 꺼냈다. “우리 딸은 지난번에 연청시에서 한 번 뵈셨죠. 그런데 이 외손주는 처음일 거예요. 지훈아, 이리 와서 인사드려.” 강지훈은 유난히 얌전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다. 그 조용한 공손함이 오히려 사람 마음을 풀어주는 타입이었다. 송설화도 금세 환하게 웃었다. 눈가가 접히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식당 안 공기는 다시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송설화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말끝에는 떨림도 있었다. “저도 딸이 하나 있었는데... 안타깝게 30년 전에 다희 낳고는 바로 세상을 떠났죠.”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식탁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워지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마치 누가 리모컨으로 소리를 꺼 버린 것처럼 모든 게 멈춘 느낌이었다. 그 정적을 깬 건 차아영이었다. 차아영이 쥐고 있던 젓가락이 ‘딸깍’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얀 도자기 젓가락은 바닥에 닿는 순간 산산이 부서졌다. 차아영은 송설화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송설화는 차아영의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차아영은 그 짧은 순간에 송설화의 눈빛을 똑똑히 봤다. 거기엔 분노도 원망도 없었다. 오히려 모든 걸 정리해 버린 사람의 눈처럼 담담하고 이상하게 평온했다. 몇 달 전만 해도 송설화는 차아영을 보면 눈가를 붉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송설화가 지금은 다희가 죽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송하련은 이제 없다고, 그렇게 선언하듯이 말이다. 차아영은 사실 오래전에 이미 엄마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가슴 한구석이 갑자기 텅 비는 느낌이 들었다. 슬픔이라기엔 애매하고 분노라기에도 달랐다. 그저 설명하기 어려운 허전함이 밀려왔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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