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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밤 아홉 시 사십오 분, 만둣국집. 손님이 있으면 사장은 늦게까지 문을 열었던지라 야근을 마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윤채원은 자기 앞에 놓은 만둣국을 먹었다. 배가 고팠고 겁까지 먹었던지라 늦가을 밤 뜨거운 만둣국 한 그릇이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게다가 사장님에게 식초가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달라고 했다. 사실 매운 걸 잘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지금, 익숙한 이웃들과 웃음 띤 사장님, 그리고 마주 앉은 키 크고 냉정한 익숙한 존재에 둘러싸여 있던지라 윤채원은 괜히 마음이 놓여 평소보다 더 먹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돼지고기 만두가 오늘 밤은 유난히도 맛있었다. 배유현은 미간을 구긴 채 새우 껍질을 벗겨내고 있었다. “오늘 밤은 정말 고마웠어요.” “네.” 배유현은 짧게 대답하고 고개를 숙여 만둣국을 한입 먹었다. 새우가 들어간 만둣국이었던지라 새우살을 뱉어내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가 주문한 것은 온갖 소가 여러 가지인 만둣국이었는데 첫입부터 새우만두를 집었고 인공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새우가 입안에 으깨지며 비린내가 올라와 금세 표정이 굳어졌다. 차갑게 굳어진 모습은 전화 속 가볍게 남편인 것처럼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며 다정하게 말하던 사람과는 전혀 달랐다. 윤채원은 그런 배유현을 보다가 무심코 말했다. “얇은 피로 조금 붉게 비치는 만두도 새우만두예요. 오늘 저희가 늦게 와서 가게에 남은 게 이것뿐이라 배유현 씨 그릇에도 두 개 들어갔을 거예요.” 윤채원은 배유현이 해산물 종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전에 성다희로 살아갔을 때도 알고 있었고 지금 윤채원으로 살고 있어도 알았다. 하지만 예전처럼 살을 빼기 전 소심하게 배유현의 입맛만 챙기던 자신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때의 그녀는 너무 병적으로, 너무 비굴하게 배유현을 좋아했었다. 이제야 겨우 그 시절에서 벗어나 지금의 모습으로 된 것이다. “밤에는 되도록 외진 곳에 가지 말아요.” 배유현은 새우만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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