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그렇게 좋다면서 왜 저한테 전화한 거예요? 그 운전기사가 윤채원 씨 뒤를 밟아 단지 안까지 들어오려던 거 알아요? 윤채원 씨랑 시어머니, 그리고 딸도... 전부 약자인데 청하로 공장에 왜 갔어요. 이 밤에 그런 외진 곳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 안 해봤어요?”
배유현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윤채원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만약 오늘 제가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요?”
윤채원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참 후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은 그냥 우연이었어요.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남편이 헬국 헬벨리에서 연봉만 수억 받는 기술자라면서 아내가 이렇게 밤늦게까지 일하게 내버려 둬요? 어머니가 아프고 딸도 아픈데 왜 돌아오지 않는 거죠?”
배유현은 윤채원을 빤히 보았다. 윤채원은 피부가 뽀얀 사람이었지만 불과 한 시간 전 차에서 내려 자신의 품에 안겨 왔을 때만 해도 두 눈에는 불안과 무력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진정숙이 입원하고 윤아린이 검진을 받을 때도 윤채원은 늘 혼자였다. 당직을 설 때 병동 간호사들에게 들은 적 있었다. 17호 병실에 있는 진정숙의 아들은 유능한 사람이고 연봉 수억을 받는 헬벨리의 엔지니어라고.
배유현은 앞으로 한발 다가선 후 고개를 숙였다.
“윤채원 씨, 윤채원 씨는 그 사람 아내가 맞아요? 아니면 무료 가정부인가요?”
조금 전 계선우가 그에게 연락해서 알려주었다. 그 택시 운전사는 상습범이라고. 게다가 예전에 성범죄로 감방에 다녀온 적도 있다고 했다.
늦은 밤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윤채원의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들어 바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배유현을 보았다.
그의 그림자가 거의 윤채원을 삼킬 듯 드리워지고 있었다.
윤채원은 손바닥을 꼭 움켜쥐고는 조금씩 힘을 주며 말했다.
“배 선생님, 이건 제 개인사예요. 전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해서 뭐든 열심히 하는 거고요. 오늘 밤 야근하고 택시를 탄 건 정말로 단순한 우연이었고요... 배유현 씨 말대로 혼자 밤에 택시를 타서 너무 무서워서 충동적으로 연락한 거니까 번거롭게 해서 정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