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다음 날 오전, 설진태는 전화를 걸어와 어젯밤 일을 물었다.
“미안해요, 채원 씨. 어젯밤에는 공장에 있어서 기계 소리에 전화가 울렸는지도 몰랐네요. 요즘 브랜드 쪽 납품 때문에 너무 바빠서 새벽까지 일하고 있었거든요.”
윤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하간에 어른들의 세계란 원래 이런 것이었으니까.
별로 친하지 않은 이성에게 어젯밤의 고통을 공감받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내 윤채원은 웃으며 원단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는 전화를 끊었다.
“엄마, 선생님이 다음 주에 야외 활동이 있다고 했어요. 엄마도 올 거죠?”
아침을 먹고 윤채원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줄 준비를 했다.
윤아린은 가방에서 자율 참가 동의서를 꺼내주었다. 토요일은 드물게 날씨가 좋을 거라 학교에서 야외 활동을 조직해 박물관과 식물원을 견학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표를 사서 가는 것이었지만 윤채원은 딸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딸이 무리할까 봐 걱정되었으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딸이 반 아이들과 잘 어울리길 바랐다. 그래서 직접 결정을 내려주지 않고 몸을 숙여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아린이는 가고 싶어?”
“네. 이미 지훈이랑 약속했어요. 지훈이 아빠랑 엄마도 온대요.”
윤아린은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며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엄마도 올 거죠? 선생님이 엄마랑 아빠랑 같이 와도 된다고 하셨어요!”
윤채원은 딸의 얼굴에 번진 웃음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그대로 라멜로 출근해 막 앉아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주머니, 토요일에 아린이랑 같이 오실 거예요?]
[응, 지훈이도 토요일에 아빠랑 엄마랑 같이 오니?]
윤채원은 이모티콘도 하나 보내며 물었다.
[너만의 왕자님 LOVE: 네, 아빠랑 같이 가요. 엄마는 너무 바쁘셔서 갈 수 없다고 하셨어요.]
[아린 행복: 토닥토닥 이미지]
[너만의 왕자님 LOVE: 장미꽃 이미지]
두 사람은 이모티콘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끝냈다.
금요일 밤, 배씨 가문 저택.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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