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외할머니가 같이 가준다고 하자 강지훈은 훌쩍거리며 변기에서 뛰어내려 문을 열고 나왔다. 하지만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불닭면은요?”
박영란은 얼른 강지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괜찮아. 할머니가 내일 같이 가줄게. 불닭면은 주방에 있어. 아줌마한테 치킨 튀기라고 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네가 좋아하는 허니머스터드 소스까지 준비해 뒀대.”
박영란은 이 외손자를 가장 아꼈다.
집안에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고는 두 명뿐이었다. 그중 한 명은 큰아들의 딸 배소영이었다. 하지만 큰아들 배도겸은 친아들이 아니라 친구의 아들이었고 그 딸은 비록 배씨 가문에서 키웠지만 입양된 아이였다.
배도겸과 차아영 부부는 아이를 갖지 못했고 보육원에서 소녀를 입양한 후 이름을 배소영이라고 지어주었다.
막내아들인 배유현은 여자에게 관심도 없었던지라 아마 죽는 그 날까지도 손주를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에 강지훈을 가장 아끼며 통통하게 키웠다.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도 애지중지했다. 곧바로 강지훈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가서 먹을 것을 챙겨주었다.
다음 날 아침, 박영란은 가벼운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목을 삐고 말았다.
안옥정이 급히 박영란을 부축해 앉히며 말했다.
“어르신, 괜찮으세요?”
강지훈은 작은 가방을 멘 채 폴짝폴짝 뛰어오며 아주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 놀러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윤채원과 즐겁게 식물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들떠 있었는데 박영란의 신음을 듣고 급히 올라가 팔을 붙잡으며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았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괜찮아, 할머니 괜찮아. 아이고...”
박영란은 괜찮다고 말하며 일어나려고 했으나 발이 다시 바닥에 닿는 순간 삔 발목에서 고통이 밀려와 얼굴을 찡그렸다.
안옥정은 다시 박영란을 부축해 계단을 내려갈 수 있게 도왔다.
위층에 있던 배갑수가 소리를 듣고 나와 말했다.
“무슨 일이야? 나이가 몇인데 걸음도 조심 못 해서 발목을 삐었어.”
한편 강지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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