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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그때의 윤채원은 배유현의 아파트에서 배유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밤새 기다린 끝에 날이 밝을 무렵에야 배유현이 돌아왔지만 온몸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날은 비가 오지 않았지만 밖에는 짙은 안개가 꼈던지라 습기가 가득했다. 배유현은 마치 어딘가에 밤새도록 있었던 듯 젖은 흑발에 무심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돌아오자마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침대에 누웠다. 그날 윤채원은 수업이 있었기에 아침 식사를 준비해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 돌아왔을 때 아침에 해놓은 음식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배유현은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지만 그 색은 희미하고 옅었다. 온몸에 힘이 전부 빠져나간 듯 연약해 보였다. 조금씩 움직이는 입술 사이로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윤채원은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가 쉬어버린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죽어야 했던 건 나야.” 그날 밤 윤채원은 밤새 배유현의 곁을 지켰다. 배유현은 약도 먹지 않았고 억지로 먹이면 게워냈으며 반쯤 깨어 있을 때 다시 약을 먹이려던 윤채원의 손을 붙잡고 쉰 목소리로 꺼지라고 말했다. 결국 윤채원은 배유현의 열을 내리기 위해 물리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알코올을 가져와 닦아주려고 했지만 배유현은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고열에 기운이 빠지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지라 위마저 아픈지 배를 움켜쥐고 침대 위에서 웅크려 있었다. 윤채원이 물을 건네도 배유현은 그저 쳐낼 뿐이다. 침대 시트와 이불은 그대로 젖어버렸다. 배유현은 담담하고 과묵했던 평소와 달리 침대에 누워있던 그때 무척이나 사나웠다. 너무도 사나워 마치 힘 빠진 야수 같았고 부단히 몸부림치고 있었다. 자신을 가둔 우리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때의 윤채원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렇게 힘이 빠진 배유현의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으니까. 몇 시간 후 배유현은 쓰라린 위 때문에 깨어나게 되었고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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