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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송주시는 12월에 접어들며 일주일 내내 가랑비가 내렸다. 부슬부슬 촉촉하게. 윤채원이 퇴근할 때였다. 택시를 잡으려던 때 지난번의 기억이 떠올라 결국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회사 건물에서 지하철역까지 평소에 도보로 5분 거리였지만 지금은 비가 내렸던지라 7, 8분 정도 걸렸다. 그녀는 우산을 들고 있었다. 옅은 회색의 코트를 입었지만 비가 내려 차가워진 바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야에는 온통 희미한 물안개가 깔려 있었고 코트 자락도 이미 빗물에 젖고 말았다. 비가 비스듬히 쏟아지는 가운데 윤채원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환청처럼 아득하게. 송주시는 북쪽에 있는 도시였던지라 바람에 빗줄기가 섞여 축축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바람이 거세지며 우산도 흔들렸다. 가방 속 핸드폰이 진동하자 윤채원은 고개를 숙여 가방을 뒤적였다. 눅눅한 날씨 탓인지 윤채원은 무엇을 해도 짜증이 묻어났고 핸드폰을 꺼낸 순간 강지훈이 걸어온 코코아톡 음성 통화를 발견했다. 윤채원은 받기도 전에 등 뒤에서 강한 전조등 불빛이 비쳐 그녀를 비추었다. 몸을 돌리자 시야에는 눈부신 흰빛이 가득했다. 눈을 뜰 수 없었지만 한 차량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힘겹게 눈을 뜨자 익숙한 차량 번호판이 시야에 들어왔고 이내 고개를 들어 운전석의 남자를 보았다. 작동하는 와이퍼 너머로 드러난 남자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강지훈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앳된 목소리로 외쳤다. “채채, 멀리서 봤어요! 얼른 타요! 비가 너무 많이 와요!” 윤채원은 차에 올라탔다. 차 안은 난방이 빵빵했지만 은은하고 차가운 향이 맴돌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배유현의 옆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차에 타자마자 차는 이미 출발하고 있었다. 윤채원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지하철역 앞까지만 태워주세요.” 그러자 배유현은 못 들은 척 음악을 틀었고 검은 차량은 곧 지하철역을 스쳐 지나갔다. 윤채원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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