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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거실 안은 밝았다. 하지만 발코니에 서자 마치 빛과 어둠의 경계가 생긴 듯한 느낌이었다. 남자의 늘씬한 실루엣이 어두운 빛 속에 드리워졌다. 아무도 모른다. 그가 지금 이 질문에 진심으로 답하고 있다는 사실을. ... 윤채원은 오늘 회사에 조금 늦게 출근했다. 라멜 디자인 스튜디오는 유연근무제였지만 연말 결산과 평가 시즌이 겹쳐 사무실은 이미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자리 앉자마자 며칠 전 문제가 생긴 노트북을 고치러 온 엔지니어는 아직 수리를 끝내지 못했고 윤채원은 어쩔 수 없이 가방에서 태블릿을 꺼냈다. 앉은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 겉옷도 벗기 전에 정기 회의가 시작됐다. 흐트러질 수 없는 절차였다. 회의가 끝나자 도시연이 그녀를 불렀다. “채원 씨, 하나 부탁할 게 있어요. 개인 의뢰예요.” 하나의 드레스를 디자인해야 한다. 기간은 2주. 도시연이 적절한 가격을 제시했고 윤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구체적인 요구사항 보내주세요.” 회의실을 나와 자리로 돌아온 지 2분도 채 안 돼, 윤채원의 핸드폰이 울렸다. 권우석이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클라이언트 브랜드 책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분기 신상 디자인 컨셉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중년 남자가 윤채원을 흘끗 보고는 눈을 번쩍 떴다. 잠시 대화를 나누더니, 윤채원의 개인 코코아톡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윤채원은 잠시 망설였다. 사실 디자이너와 브랜드 책임자가 연락처를 주고받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 대표의 눈빛이 조금 음탕하게 느껴져 불쾌했다. 그때 권우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세 명 그룹톡 만들죠. 필요하면 거기서 이야기하세요.” 윤채원은 감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권우석은 다른 사장들과 달랐다. 일을 흐리지 않았고 직원들을 배려하며 눈치 보게 만들지도 않았다. 술자리 같은 불필요한 요구도 없었다. 라멜 디자인 스튜디오는 작은 회사였지만 권우석의 이름은 충분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상류층 출신 재벌 2세였고 라멜에 투자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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