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조명 아래, 날카롭고 잘생긴 얼굴선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오늘 밤 배유현도 조금 취해 있었다. 손에는 담배가 쥐어져 있었고 가느다란 연기가 희미하게 피어올랐다.
“어떤 타입을 좋아하냐고?”
배유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그 사람,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그리고 테이블 위 수입 초콜릿 상자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는 명성진에게 새 상자를 찾아 오라고 시켰다. 마치 그 초콜릿을 작은 여자아이에게 가져다주려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명성진은 얼어붙었고 주변 사람들도 표정이 미묘하거나 충격적이었다.
권우석은 멍한 얼굴로 잠시 멈칫했다.
결국 모두 서로의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목을 돌리고 눈빛으로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다.
박영란이 말한 ‘남의 가정에 끼어든 남자’가 바로 배유현이었다.
배유현은 팔을 의자 등받이에 걸치고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받치며 담배 끝에서 연기를 피워올렸다.
“혹시 방법 없을까? 그 여자와 남편을 갈라놓을 수 있는 방법.”
허윤은 순간 말이 막혔다.
‘이게 사람 말이냐고? 부부인데 남편과 헤어지게 한다고?’
하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주변 사람들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술기운이 이 한마디에 모두 깨버린 듯 긴장감이 돌았다.
배유현은 담배를 재떨이에 꾹 눌러 끄고 천천히 일어서며 말했다.
“니네도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해?”
아무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배유현은 테이블 위 초콜릿 상자를 챙기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차에 올라 차창을 열고 술기운이 남은 얼굴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반쯤 취한 상태로 내렸다.
돈을 지불하고 발걸음을 옛날식 아파트 단지 안으로 옮겼다. 깨어 있는 의식으로 그녀의 동과 호수를 기억했지만 술에 취해 정확히 맞출 수는 없었다.
그는 잘못된 집의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중년 남자가 거칠게 물었다.
“누구 찾으세요?”
배유현은 벽에 기대어 흐릿하게 말했다.
“잘못 눌렀어요.”
남자는 술주정꾼이라며 욕을 하고 문을 세게 닫았다.
배유현은 벽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앉았다. 다시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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