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윤성빈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그 돈이나 프로젝트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참을 수 없었던 건 단 하나, ‘속았다는 사실’이었다. 사업에서든, 인생에서든
그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철저히, 우습게 당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채시아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어떻게 해야 그의 응어리를 풀 수 있을지 몰랐다.
“그 외엔 정말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요. 당신이 과거를 내려놓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요.”
그제야 윤성빈은 조용해진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집안의 약속은 최소 8년 전 일이야. 그동안 프로젝트도 돈도 다 바뀌었어. 지금 와서 뭘 어떻게 갚겠다는 거지?”
“당신이 원하는 금액을 말해줘요. 어떤 수를 써서라도 꼭 갚을게요.”
윤성빈의 깊은 눈동자에 어두운 빛이 스쳤다.
“좋아. 네가 그 돈을 다 갚으면 너를 놓아줄게.”
값을 매기겠다고 하니, 그는 일부러 영원히 갚을 수 없는 금액을 말할 생각이었다.
채시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그녀가 윤성빈과 얽혀 있는 것은, 두 아이를 제외하면 결국 옛날의 약속뿐이었다.
그 돈만 전부 갚고 나면 자신은 더 이상 그에게 빚진 것이 없었다.
곧 차량은 청림 별장으로 들어섰다.
도착하자마자 채시아는 속이 울렁거려 욕실로 달려가 심하게 토했다.
토하는 소리를 들으며, 윤성빈은 바깥에서 채시아를 따라온 경호원에게 물었다.
“왜 말라지 않았지?”
경호원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10분 안에 숙취 해소제랑 약 준비해와.”
윤성빈은 차갑게 명령했다.
“네.”
경호원은 바로 자리를 떴다.
잠시 후, 채시아는 세수까지 마치고 나왔는데 얼굴은 여전히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거실에 앉아 있던 윤성빈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 와.”
채시아는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고 테이블 위에 놓인 숙취 해소제와 약을 발견했다.
“먹고 자.”
“고마워요.”
채시아는 자리에 앉아 숙취 해소제를 단숨에 마신 뒤, 약까지 삼켰다. 머리가 조금 맑아지자 자세를 바르게 하고는 진지하게 물었다.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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