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임수아는 채시아의 답장을 받고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윤성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성빈 오빠, 난 오빠가 지금 채시아랑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쟤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혹시 내 말 못 믿겠으면 오늘 밤 10시 사거리에 있는 카페로 나와.] 그녀는 윤성빈 앞에서 채시아의 본모습을 까발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한편, 채시아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오자 윤성빈이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윤성빈은 채시아의 발소리를 듣자 곧바로 임수아가 보낸 메시지를 삭제하고 고개를 들어 채시아를 바라보았다. “나가서 아침 먹자.” 채시아는 살짝 의아했다. 분명 식당 쪽에 아침밥이 차려져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윤성빈을 따라 집 밖으로 나섰다. 식당에는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채시아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담은 뒤 식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윤성빈은 계속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너 나한테 할 말 없어?” “네?” 채시아는 겉으론 멀쩡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임수아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없는데요.” 윤성빈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채시아는 요즘 그가 정말 한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안 가도 되나?’ 아침 식사는 금세 끝났고 두 사람은 기사가 미리 대기시킨 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채시아는 윤성빈과 같은 사무실을 쓰게 되었는데 그곳에선 도저히 악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참다못한 채시아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윤성빈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저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윤성빈은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잘생긴 얼굴로 채시아를 바라보았다. “응.” 채시아는 그가 이렇게 순순히 허락할 줄 몰랐다. 그래서 떠나기 전,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 밤에 볼일이 있어서 좀 늦게 들어올 것 같아요.” 그 말에 윤성빈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채시아를 똑바로 쳐다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