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1분 줄게. 당장 나와.”
수화기 너머 윤성빈의 말투는 여전히 명령조였다.
‘나오라고?’
채시아는 휴대폰을 꽉 쥐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기 있는 거예요?”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 말과 함께 윤성빈은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채시아는 끊긴 전화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뒤돌아 박지훈을 향해 머쓱하게 말했다.
“미안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다녀와야 할 것 같아.”
박지훈은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긴장된 얼굴과 다급한 태도를 보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
채시아는 가방을 챙겨 빠른 걸음으로 나섰다.
그리고 박지훈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나가 채시아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별장 밖, 대문 앞 어둠 속에 녹아든 무광 블랙 색상의 캐딜락 한 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채시아가 망설이며 그 차로 다가가자 차창이 천천히 내려갔다.
차 안에는 윤성빈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보이는 옆태는 싸늘했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차 안의 온도마저 떨어뜨리는 듯했다.
그는 바쁘게 뛰어나온 채시아를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타.”
여기는 사설 고급 별장들이 있는 곳이다.
채시아는 윤성빈이 대체 어떻게 안으로 들어온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조용히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
그리고 윤성빈은 말없이 시동을 걸고 단지를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올 즈음, 채시아는 대문 근처에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줄지어 서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순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때 윤성빈이 입을 열었다.
“오늘 참 즐거웠나 보지?”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채시아는 윤성빈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날 속인 것도 재밌었겠네?”
그 말과 동시에 그는 액셀을 힘껏 밟았고 창밖 풍경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채시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제가 뭘 속였다는 거예요?”
그녀는 담담하게 물었지만 목소리는 덜덜 떨렸다.
하지만 윤성빈은 채시아가 아직도 모르는 척하는 게 더 괘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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