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주변 사람들은 신도영을 향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차로 돌아갔다. 한편, 채하진은 아직 교실 안에 몸을 숨긴 채 신도영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좀처럼 떠나지 않는 걸 보자 걱정이 밀려왔다. ‘진짜 너무 집요하잖아. 유치원까지 쫓아오다니.’ 채하진은 신도영이 자신을 친아들로 착각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는 단지 신도영이 자신에게 원한이 있어 복수하러 온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설마 계속 도망만 다닐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이 깊어지는 그때 전화 시계가 울렸다. 조나연 이모였다. 채하진은 서둘러 받았다. “이모!” “이 자식, 어디 있는 거야? 나 지금 유치원 앞인데 너 못 봤어.” 조나연은 정문 앞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채하진은 그녀가 도착한 걸 확인하고 안도했다. 그녀가 나타나자 방금까지 자신을 찾던 험상궂은 경호원들이 슬그머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곧바로 달려 나갔다. “저 여기 있어요!” 조나연은 그가 어디선가 튀어나오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학교 앞에서 안 기다리고 있었어?” “지난번 그 아저씨 또 왔어요.” 채하진은 눈망울을 굴리며 시선을 고급 승용차 쪽으로 돌렸다. 차 안, 신도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운전기사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출발해.” 하지만 여긴 학교 앞이라 아이들이 바글바글했고 운전기사는 섣불리 액셀을 밟지 못한 채 시동만 걸었다. 바로 그 순간, 조나연이 구두 소리를 내며 성큼성큼 걸어와 차창을 ‘쿵’ 하고 두드렸다. 그녀는 창문 너머 신도영을 똑바로 노려보며 외쳤다. “신도영 씨,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신도영은 그녀의 분노에 찬 얼굴을 마주하고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른이 돼서 어린아이 하나 못 봐주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요?” “다음에 또 우리 아들한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진짜 경찰서에서 보게 될 줄 아세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나연은 돌아서서 채하진의 손을 덥석 잡았다. 채하진은 걸음을 옮기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