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화
차 안, 윤성빈은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어젯밤, 차에서 밤새 앉아 있었지만 채시아는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가 창문을 내리고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타.”
그녀는 그가 이제 막 돌아와서 자신한테 따지려는 줄 알고 차에 올라타지 않았다.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요.”
그의 얼굴에 초췌함이 가득했다.
“아직 보름 남았으니까 계속해.”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차에 올라탔다.
그는 어젯밤 임수아의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그녀도 왜 이제야 돌아왔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운전기사가 차를 출발시켰다.
“오늘은 본가에서 지낼 거야.”
“본가에는 왜요?”
“곧 추석이잖아.”
그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
“전에는 나랑 본가에서 살고 싶다고 했었잖아?”
채시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사실 본가에서 지내고 싶었던 건 그와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제 그녀한테는 그게 중요하지가 않았다.
두 사람은 불가능한 사이니까.
어젯밤, 그녀는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었다.
이번에 임신이 되지 않더라도 그녀는 이미 윤성빈의 정자를 얻었고 임신할 기회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미 수림장원의 지도를 알고 있으니 아이를 데리고 나올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유일하게 걱정되는 것은 윤성빈의 마음이었다. 자신과 아이가 도망간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그들을 붙잡으러 올 것이다.
그래서 일단 그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그래요.”
본가, 이곳에 있는 하인부터 시작해 주인까지 어느 누구 하나 채시아를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이곳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하였다.
부슬부슬 내리는 보슬비 속에 온 세상이 안개로 뒤덮인 듯했다.
채시아는 윤성빈을 따라 차에서 내려 끝도 없는 윤씨 본가를 바라보며 답답하기만 했다.
아직 남은 시간은 17일...
경호원이 옆에서 검은 우산을 받쳐들었고 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채 윤성빈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본가의 임 집사는 일찌감치 하인들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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