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채시아는 본가에 도착해 윤성빈과 아침을 먹자마자 바로 김예화의 문자를 받게 되었다. 만나서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 사실을 윤성빈에게 알려주었다. “가기 싫으면 거절해도 돼.” 그가 진심이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갔다 올게요.” 채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예화를 만나러 갔다. 바깥 정원, 치파오 차림의 김예화가 직접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녀는 채시아가 온 것을 발견하고는 하인에게 주전자를 건넸다. “이곳에 꽃이 피지 않는 것들은 싹 다 바꿔버려.” “네.” 그녀는 일부러 채시아 앞에서 그 말을 했고 아이를 낳지 않는 채시아를 비유하고 있는 것이었다. 채시아도 그녀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차례로 차에 올라탔다. 가는 길에 김예화는 모처럼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거 아니? 최근에 아주 귀여운 아이를 만났는데 우리 성빈이 어렸을 때랑 너무 닮았더라.” 채시아는 눈빛이 굳어졌고 그녀가 뭔가 발견한 줄 알고 긴장한 마음으로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아이는 성빈이의 아이가 아니더구나.” 채시아는 여전히 긴장한 얼굴이었다.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저희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없는 건 제 문제만은 아니에요.” 김예화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윤성빈이 집에서 잠을 잔 날은 손에 꼽힐 정도였으니까. “너희 두 사람... 화해는 한 거니?” 김예화는 임수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번에 채시아와 윤성빈이 방에서 키스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난 뒤, 그녀는 채시아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채시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기쁨의 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애써 침착하려고 했다.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다. 그러나 네가 성빈이의 아이를 가진다면 너랑 아이한테 내가 정말 잘해줄 것이야.” 콧대가 높은 김씨 가문의 딸을 이렇게 고개를 숙이게 하는 건 손주 하나뿐일 것이다. “네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줄 수 있어.” 전에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온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