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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채시아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반대편에서 윤성빈은 핏발 선 눈으로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부서질 듯 움켜쥐었다. 허준은 옆에서 숨소리조차 삼킨 채 서 있었다. 윤성빈의 가슴은 거대한 바위가 내려앉은 듯 숨이 막히고 뻐근했다. “기한이 얼마나 남았지?” “반 개월입니다.” 이혼 소송이 접수되면 대략 보름가량의 준비 기간이 주어진다. 허준 역시 채시아가 이렇게까지 단호할 줄은 몰랐다. 솔직히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채시아가 윤성빈을 다시 용서하고 윤 사모님의 자리를 지킬 거라 생각했다. 윤씨 가문은 거대한 집안이고 채시아 같은 여자가 윤성빈에게 시집온 건 누가 봐도 높이 올라탄 셈이었으니까. 그러나 윤성빈은 금세 차갑게 평정을 되찾았다. “채시아 변호사가 누구야?” “조나연 씨입니다. 친구라던데요.” 윤성빈의 시선이 허준으로 향했다. “조나연... 예전에 조사했을 때 조나연 씨 전 남자친구도 변호사였지?” 허준은 바로 눈치를 챘다. “예, 강재학 씨라고 변호사였습니다. 지금 당장 움직이겠습니다.” 허준은 곧장 발길을 돌렸다. ... 만약 싸움이 소송이라면, 이 판에서 선명 그룹을 이길 상대는 없었다. 윤성빈은 수없이 많은 재판을 치러온 사람이었고 상대의 허점을 어떻게 찌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채시아였으니 상황은 전혀 달랐다. 윤성빈은 곧장 차를 몰아 조나연의 개인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한정판 고급 차량이 이곳에 서자 주변의 시선이 순식간에 몰렸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냈다. “나와. 얘기 좀 하자.” ... 십 분 뒤, 두꺼운 패딩에 몸을 파묻은 채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 옆에 서 있던 키 큰 남자가 고개를 들자, 검고 깊은 눈빛이 단숨에 그녀를 사로잡았다. 채시아는 발끝으로 눈을 밟으며 걸어오다가 조심스레 옷깃의 녹음 장치를 켰다. “무슨 얘길 하려고요.” “타. 차에서 말해.” 윤성빈은 조수석 문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채시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해요.” “타라고 했지!” 목소리가 본의 아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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