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몇 번이나 아래로 내던져졌는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반복된 후 한미주는 완전히 절망에 빠져 심장이 얼어붙은 듯 멍하니 눈을 감았다.
의식이 끊기기 직전 그녀는 뒤늦게 깨달았다.
서강준은 완벽한 미치광이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한미주에게 진심을 준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가 임지현을 향해 보였던 집착과 관심을 자신을 향한 애정이라 착각했었다.
너무도 어리석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병원에서 요양했는지조차 모를 만큼 긴 시간이 흐른 뒤 한미주의 몸은 겨우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강준의 경호원들은 단 한 순간도 한미주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돌보지도 말을 섞지도 않았다. 그저 냉정한 시선으로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몸이 조금 나아지자 그들은 한미주를 억지로 눌러 피를 뽑았다. 피를 뽑다 기절하면 잠시 쉬게 두었다가 의식이 돌아오면 다시 피를 뽑았다.
그렇게 기절과 채혈이 반복되는 나날이 얼마나 이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경호원들이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날, 한미주는 텅 빈 병실 한가운데서 멍한 눈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깡마른 해골처럼 야위었고 얼굴빛은 누렇게 뜬 채 핏기 하나 없었다. 몸은 바람만 불어도 휘청일 만큼 약해져 있었다.
그녀가 아직 숨을 고르고 있을 때 간호사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는 두툼한 계산서 뭉치를 들고 있었다.
“한미주 씨, 이건 지난 기간의 입원비 전부입니다. 확인하시고 이상 없으면 서명하신 후 결제 부탁드립니다.”
한미주는 떨리는 손으로 계산서를 한 장 한 장 넘겼다. 그러다 이내 눈앞이 까매졌다.
수많은 항목이 끝도 없이 이어졌고 총액을 합하면 거의 2억 원에 달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간호사에게 따졌다.
“저는 몇 달밖에 입원 안 했어요. 단순히 부상 회복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돈이 많이 나올 수 있죠?”
간호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단독 병실 사용료, 전담 간병인 비용, 그리고 고급 영양식과 보양식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