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술집 안은 고막이 찢기는 듯한 음악으로 가득했고 오색의 어둑한 조명 아래 수많은 사람이 몸을 흔들며 춤추고 있었다.
서강준은 무심하게 바에 기대앉아 잔 속의 술을 천천히 흔들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시선은 계속 휴대폰 통화 화면에 머물러 있었다.
조금 전 전화를 끊은 후, 임지안이 평소처럼 억지를 부리며 다시 전화를 걸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피식 웃었다.
그녀가 말한 모든 원한을 풀 수 있다는 말이 전부 거짓말이라는 걸 그는 진작 알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서강준의 손끝이 탁자를 두드리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냉담한 얼굴에는 묘한 초조함이 번지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몇 번이나 진동했다.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그 소리를 서강준은 즉각 알아챘다. 일부러 벨 소리를 잠시 듣다가 그는 느릿하게 전화를 받았다.
“임지안, 아까 말했잖아. 나는 안 돌아가. 네 얘기도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아. 나는 앞으로도 너를 평생 괴롭힐 거야.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 아니면 또 어떤 수작을 부려서 나를 속이려고? 이젠 네 말 따위 안 믿어.”
그 말이 끝나자,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낯선 남자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서강준 씨 맞으십니까? 임지안 씨의 남편분이시죠? 저희가 방금 경안대교 근처에서 임지안 씨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조사 결과 임지안 씨는 위암 말기였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즉시 경안 경찰서로 오셔서 신원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그 순간, 서강준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
귀 안이 울리며, 세상의 소리가 전부 사라진 것 같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그는 혀끝을 세게 깨물었다. 입안 가득 피 맛이 번졌다.
서강준은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누구야? 경찰이라면 내가 믿을 줄 알아? 임지안이 죽었다고? 말도 안 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한테 전화했단 말이야. 장난하는 거지?”
그는 심장이 쿵쿵 뛰는 걸 억누르며 비웃음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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