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3장
몸이 먼저 반응한 소승원은 멈칫했지만 장서우의 얼굴을 힐끗 보고선 걸음을 옮겨 그녀와 스쳐지났다.
영진국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되어 회사에서도 여러 번 그에게 연락했지만 소승원은 일부러 계속 미뤘고 그 결과 여러 사업이 실패로 끝났다. 다들 돌아오라고 애원하자 소승원은 비로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떠나기 전 마침 타이밍 좋게 졸업하고 돌아온 강서준을 만났다.
그때 만났을 때보다 좀 더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는 신사처럼 보였고 웃는 얼굴로 강아영과 장서우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애정이 담겨 있었다.
딱 봐도 아내에게 잘해줄 것 같은 그런 남자의 정석이었다.
소승원은 두 사람이 손잡고 산책하는 걸 여러 번 목격했다.
테라스에 있을 때는 우연히 구석에서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도 보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서인지 두 사람의 관계는 각별했다.
소승원은 봉황산을 떠나기 전 강씨 가문의 입구에 편지를 한 통 남겼고 그 안에는 적지 않은 돈이 담겨있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부탁한다는 이유로 남긴 돈은 진혜연이 받게 되었다.
그렇게 따뜻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인 영진국에 도착했다.
이곳은 파트너의 배신과 그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의 욕심으로 가득했다.
그는 우연히 강아영과 장서우가 파스턴 예술대학에 붙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게다가 장서우는 대학을 졸업하면 강서준과 결혼한다고 한다.
그렇게 평범한 나날을 보내다가 다시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된 건 현재혁을 통해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누군가 사람을 고용해 해성이나 봉황산으로 향했다고 한다.
소승원이 그곳에 도착했을 땐 산불이 이미 터져버렸다. 가뭄이 심하던 해라 산 전체가 말라 있었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 아주 작은 폭포뿐이었다.
바람이 불자 산불은 빠르게 번졌다.
어느새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깊은 밤이라 잠들어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중 제일 심한 곳은 강씨 가문이었다.
소승원은 의식 잃은 장서우를 안고 나오는 강서준을 보게 되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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