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8장
그녀의 질문에 소승원은 왠지 답답했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게 아니라면 왜 나타나지 않는 걸까요? 아무 이유 없이 사라져 버리고 그냥 이 세상에서 사라진 거라고요?”
유이의 말에 소승원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애초에 강서준의 계획을 모르는 그로선 뭐라 딱히 대답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강서준 본인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변명처럼 느껴질 뿐일 것이다.
순간 소승원은 어쩌면 유이의 말처럼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모래성이나 다름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도 한 번에 없었던 일로 되어버리는 그런 취약한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내가 한 말은 전혀 믿지 않는구나...’
분명 전부 사실인데 믿질 않으니 무력감이 느껴졌다.
한편, 어느새 이성을 되찾은 유이가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
“내가 사랑했던 건 당신이 아니었던 거죠?”
‘흐릿한 기억 속에서 느껴지던 그 따뜻함은 이 사람이 준 게 아니었던 거였어. 처음부터 착각이었어...’
“내가 사랑했던 사람, 내 연인은 강서준이었던 거죠?”
유이가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한숨을 내쉬던 소승원은 결국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래. 네가 사랑했던 사람은 강서준이었어.”
그가 진실을 밝힌 이유라면 단 하나,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유이의 모습을 보며 더는 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더 힘들어하지 말았으면 했던 그의 바람과 달리 소승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이의 눈에선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 흐릿하던 그림자가, 얼굴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애틋했던 그 얼굴의 정체가 소승원이 아니었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과 함께 온갖 감정이 몰아쳤다.
그리움의 상대를 착각하고 마음을 내줬던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었던 자신의 입술이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유이는 갑자기 픽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서 강서준은요? 그 사람 어떻게 했는데요?”
눈물섞인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
“어떻게 한 거 아니야. 그냥... 떠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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