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그 뒤로 3일간, 문재하는 평생의 모든 낭만을 신주은에게 바쳤다.
첫날에는 신주은과 함께 성북에서 제일 높다는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저 꼭대기에서 키스한 커플은 백년해로한대요.”
대관람차를 기다리던 문재하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지만 신주은은 그의 기대를 단번에 꺾어버렸다.
“그럼 우리는 제일 밑에서 키스해야겠네요. 다음 생에도 볼 일 없게.”
그 말이 어지간히 상처가 되었는지 문재하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지만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냥 야경 보러 온 거예요.”
두 사람이 탄 대관람차가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자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때 문재하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넣어뒀던 반지를 꺼내며 말했다.
“주은 씨, 만약 다시 한번...”
“그런 만약은 없어요.”
물론 바로 말을 끊으며 고개를 돌려버린 신주은 때문에 고백은 하지도 못했다.
이튿날, 문재하는 직접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신주은을 불렀다.
“주은 씨 매운 거 좋아하죠? 먹어봐요.”
신주은은 문재하가 올려준 생선요리를 힐끗 바라보며 시큰둥하게 물었다.
“신하린은 매운 거 싫어하는데. 그럼 이런 요리는 처음 해보는 거겠네요?”
그 말을 들은 문재하의 손이 굳어버리자 신주은은 곧바로 모든 음식을 그가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3일째 되는 날, 두 사람은 함께 바다로 향했다.
날이 어둑해지자 문재하가 공들여 준비한 불꽃이 터져 나오면서 하늘에 “주은 씨, 사랑해요.”라는 문구를 남겼다.
“마음에 들어요?”
그 찬란한 불꽃을 바라보며 신주은은 헛웃음을 흘렸다.
“문재하 씨, 신하린도 이렇게 꼬신 거예요?”
“...아니에요.”
그 말에 목이 멘 문재하는 주먹을 꽉 쥔 채 나지막하게 말했다.
“주은 씨한테만 이러는 거예요. 앞으로도 주은 씨만 사랑할 거예요.”
하지만 신주은은 그런 말에도 전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날 저녁 방으로 돌아온 신주은은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서 짐을 미리 정리해두려 했다.
그러다가 문득 서정미가 건넨 보따리가 눈에 들어온 그녀는 그걸 조심스레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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