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0화

그렇게 쓰러진 뒤 문재하는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자선 바자회 파티 당일, 햇살이 예쁘게 비춰드는 그곳에서 전화를 받으러 가지도 않고 나무 아래에서 새 둥지를 받쳐주고 있는 신주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무에서 뛰어 내려온 그녀가 하얀 원피스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모습까지도 전부 다 예뻐 보였다. 그래서 문재하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문재하라고 합니다.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문재하의 인사에 여자는 눈을 깜빡이더니 턱을 추켜올리며 물었다. “네? 그런 건 왜 물으세요?” “예뻐서요. 저랑 만나보실래요?” 문재하가 미소를 짓자 그녀의 귓볼이 이내 빨갛게 물들었다. “제가 그렇게 좋으시다니까 어쩔 수 없이 기회는 드려야겠네요.” 문재하는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힘겹게 웃음을 참아냈다. ... 꿈속에서 그들은 남들 못지않게 예쁜 사랑을 했고 아름다운 결말까지 맺었다. 문재하는 연애 시절부터 신주은을 싸고돌았고 신주은은 그런 문재하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으며 그렇게 둘은 결혼식장에 함께 들어가 반지를 교환했다. 문재하가 신주은의 이마에 키스를 하자 그녀는 예쁜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재하 씨, 평생 나한테 잘해줘야 해요.” “네. 평생 당신만을 사랑할게요.” ... “문재하 씨? 문재하 씨!” 의사의 다급한 부름에 꿈에서 깬 문재하는 힘겹게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게 천장뿐이라 아직도 꿈인 건가 싶었지만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그에게 이건 현실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결혼도, 사랑도 없는 가혹한 현실 말이다. “주은 씨는요?” “정원에 있습니다.” 문재하는 의사의 만류에도 비틀거리며 정원으로 달려나가 신주은을 눈에 담았다. 그날과 같은 찬란한 햇살 아래에서 장미를 쓰다듬고 있는 신주은의 옆모습은 정말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곧바로 달려가 그녀를 안으려던 문재하는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제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나도 보고 싶어요.” 쑥스러움과 애교가 섞인 그 목소리는 문재하에게는 한 번도 들려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