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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문 대표님이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임가윤은 예전에 쓰던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꼭 되찾아야 할 물건이 몇 가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녀의 물건은 이미 흔적도 없이 치워져 있었고 책상과 의자마저 다른 브랜드로 바뀌어 있었다. 몇 년 동안 정성껏 키워온 스킨답서스와 다육식물, 작은 재스민 화분도 사라졌다. 대신 커피 머신과 요가 매트, 스테퍼가 놓여 있었고 공기 중엔 달콤한 아로마 향이 가득했다. 그녀가 즐겨 쓰던 은은한 우드 향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그녀의 존재 자체가 고의로 지워진 듯했다. 임가윤은 끓어오르는 불쾌감을 억누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물건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물어보려고 막 몸을 돌린 순간, 박소혜가 문태오의 팔짱을 다정히 끼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그녀를 보자 발걸음을 서둘렀다. “가윤아, 아직 안 갔네. 같이 밥이나 먹을까? 내가 살게. 아까 도와줘서 고마워.” “됐어.” 임가윤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내 물건은? 다 어디로 옮겨졌어?” 박소혜는 안을 힐끗 둘러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럼 이렇게 하자. 밥 먼저 먹고 나서 같이 찾아보자.” 임가윤은 눈빛을 날카롭게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 물건, 어디 있냐고 묻잖아.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 “임가윤!” 문태오는 박소혜를 감싸며 얼굴을 굳혔다. “해고당했다고 속상한 건 알지만 화풀이를 소혜한테 할 필요는 없잖아. 지난 반년 동안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실적이 엉망이라 해고된 건 오로지 네 탓이야. 이제 와서 왜 남 탓을 하는 거야?” 임가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문태오를 바라봤다. 지난 반년 동안, 대체 누구를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퍼부었단 말인가? 그런데 그는 지금 그녀가 일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세상 누구도 그녀를 손가락질할 순 있어도 오직 문태오만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문태오도 방금 자신의 말이 지나쳤음을 깨달은 듯 입술을 굳게 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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