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문 대표님, 자중하세요
박소혜는 억울한 표정으로 임가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윤아, 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야? 내가 임하 부본부장 자리를 차지해서?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해서 된 게 아니야. 난 우리가 예전처럼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어.”
상처받은 듯 순수한 얼굴을 한 박소혜를 보자 임가윤은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왜 예전에는 박소혜가 이렇게 여우 같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을까?
강보라는 여러 번 그녀에게 박소혜는 교활하니 조심하라고 경고했었다.
하지만 그때 임가윤은 믿지 않았다.
“소혜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오랫동안 해외에서 살아서 성격이 좀 직설적이고 개방적일 뿐이야.”
지금 돌이켜보면 박소혜를 ‘엄마 친구의 딸’이라는 필터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를 대신해 잘 돌봐줘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그녀의 야망이 그렇게 클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설마 약혼자를 빼앗고 직장 자리마저 차지할 정도일 줄이야.
임가윤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소혜야, 도대체 얼마나 뻔뻔해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니?”
박소혜는 멍하니 굳어 있다가 이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문태오는 얼굴을 찌푸리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임가윤, 잘못한 건 나야. 왜 소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너 예전엔 이러지 않았잖아.”
임가윤은 그 말을 듣자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그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걸까?
버림받아도 여전히 발치에 매달려 있는 강아지 노릇이라도 해야 한다는 건가?
그러기엔 지금의 임가윤은 아쉬울 것 없었다.
바로 그때, 연회장 입구에서 누군가 들어오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임가윤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비서의 팔짱을 끼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문태오의 안색은 순간 굳어졌다.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쫓아가 비서 옆에서 강제로 끌어냈다.
“어리바리한 풋내기 데리고 다니면서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순진한 생각 집어치우고 내 옆에 있어!”
임가윤은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문 대표님, 자중하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