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선을 넘은 적 없어
임가윤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아까 했던 말을 다시 천천히 되풀이했다.
“너와 아무 상관 없잖아. 내가 왜 너한테 일일이 말해야 하는데?”
문태오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내 동생이니까!”
“흥.”
임가윤은 엄청난 농담이라도 들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웃기시네. 넌 동생과 몸도 섞나 보지?”
문태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다가오던 박소혜는 입을 막으며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태오야, 두 사람... 정말 잠자리를 가졌던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한테는 한 번도 그런 적 없다고...”
“가윤이 말 믿지 마!”
문태오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박소혜에게 해명했고 이내 다시 임가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너도 확실히 말해. 우린 그런 적 없잖아!”
임가윤은 그가 초조하게 변명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에 싸늘한 냉기를 느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생에는 한 번도 잠자리를 함께한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이 함께했던 가장 친밀한 행동이라고는 키스가 다였다.
결혼 전에는 순결을 지키고 싶다던 임가윤의 말에 문태오는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며 강요하지 않았다.
결혼한 후에도 그는 그녀의 의향을 물어본 뒤에야 다가갔다.
“걱정하지 마.”
임가윤은 박소혜에게 담담히 말했다.
“문태오는 깨끗해. 우린 한 번도 선을 넘은 적 없어.”
문태오는 눈에 띄게 안도했다.
그는 박소혜를 향해 몸을 돌렸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너를 속이지 않아.”
박소혜는 금세 울음을 그치고 미소를 지으며 그를 의지하듯 바라봤다.
“당연히 너를 믿지.”
그러고는 임가윤을 향해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가윤이도 오해하지 마. 두 사람 사이를 신경 쓰는 게 아니라 나는 그냥 태오를 너무 아끼는 것뿐이야.”
“괜찮아.”
임가윤은 완전히 인내심을 잃은 듯 차갑게 말했다.
“그럼 이제 비켜줄래? 빛 가리지 말고.”
그녀는 언제 꺼냈는지도 모를 항공 잡지를 무릎 위에 펼쳤다.
두 사람이 서 있는 바람에 천장 조명의 빛이 가려지고 있었다.
문태오의 얼굴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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