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누구랑 껴안고 있었던 거야?
부드럽고 향긋한 향기가 갑작스레 품 안으로 스며들자 큰 덩치의 서지강은 순간 굳어졌다.
곁눈질로 창밖을 보니 마이바흐 차 문이 열리고 한 쌍의 남녀가 내리고 있었다.
서지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힘을 세게 준 건 아니었지만 임가윤은 강제로 그의 가슴에 바싹 밀착됐다.
옷감 너머로 느껴지는 단단하고 선명한 가슴 근육이 그대로 느껴지며 임가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마침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려던 문태오의 팔에 누군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태오야, 저 사람 뒷모습, 가윤이 같은데.”
문태오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봤다. 단 한 번 훑어본 뒤, 곧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
“아니야.”
그 누구보다 임가윤을 잘 아는 건 그였다.
그는 그녀의 옷차림과 작은 습관 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는 옷은 늘 연분홍과 베이지색 계열이었고 캐리어도 늘 분홍색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여자는 온통 검은색 옷차림에 가방조차 검은색이었다.
무엇보다 임가윤의 마음속엔 아직도 자신뿐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다른 남자와 이렇게 친밀하게 껴안을 리 없었다.
단지 뒷모습만 닮았을 뿐이라고 그렇게 스스로 단정하며 문태오는 박소혜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문이 닫히자, 임가윤은 곧 서지강의 품에서 몸을 빼내며 말했다.
“죄송해요, 아는 사람을 봤어요.”
그녀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향기와 부드러운 촉감이 사라지자 서지강의 눈빛이 잠시 깊어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듯 캐리어의 손잡이를 건네주었다.
“조심해서 다녀와. 라면 질렸어.”
임가윤은 멍해졌다.
그제야 그가 왜 굳이 적극적으로 데려다주려 했는지 깨달았다.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정말 영악해!’
임가윤은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 자리에 남은 서지강은 조금 전 그녀의 허리를 감쌌던 손을 들어 손바닥을 가만히 문지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허리가 고양이처럼 가늘어. 힘주면 부러질지도.”
그는 혀를 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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