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깊이 사랑하는 사람
엄태경 교수님은 이틀 동안 아무런 답장을 보내지 않았고 송지환의 전화는 재촉이라도 하듯 끊임없이 걸려 왔다.
“임가윤 씨, 대표님께서 저희에게 10일밖에 시간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10일 후 주주총회가 열리는데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천공 시스템은 공개적으로 폐기될 겁니다.”
임가윤은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곧장 엄태경 교수의 개인 회관으로 향했다.
대기 구역에서 그녀는 문태오와 박소혜를 마주쳤다.
문태오는 그녀를 보자마자 성큼 다가와 따지듯 물었다.
“너 여기 왜 온 거야?”
임가윤은 시선조차 주지 않고 곧장 안으로 향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조교가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줄을 서주세요.”
임가윤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이 조교를 기억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단골로 드나들던 시절, 언제나 정중히 안내해 주던 사람이었다.
“저 기억 안 나세요?” 그녀가 물었다.
조교는 예의를 잃지 않은 채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교수님을 뵈려면 누구라도 줄을 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박소혜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가윤아, 네 논문을 엄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함부로 들어가면 교수님께서 기분 상하실 거야. 우리 같이 기다리자.”
겉으로는 상황을 달래는 듯했지만 말 속에는 은근히 임가윤이 규칙조차 모른다는 뉘앙스가 배어 있었다.
문태오는 그녀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 논문은 엄 교수님께서 보실 수 없을 거야.”
박소혜는 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제지했다.
그러자 임가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내 논문에 손을 댄 거야?”
문태오는 부인하지 않았다.
“네 논문엔 큰 문제가 있어. 지방대 교수라면 모르고 넘어갈지 몰라도 엄 교수님께 올리면 많은 사람의 명예가 실추될 거야. 너 역시 앞길이 막히겠지. 나는 널 돕고 있는 거야.”
임가윤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박소혜를 똑바로 바라봤다.
“또 네가 꾸민 짓이지? 그렇게 내가 잘되는 게 꼴 보기 싫어?”
박소혜는 죄 없는 듯 눈을 크게 뜨며 억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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