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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한나야, 나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아마 죽어서도 상대가 누군지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목소리였다. 예전에는 이 목소리가 마치 천상의 음악처럼 달콤하게 들렸는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역겨웠다. 심지어 일부러 목소리를 낮게 깔지 않았는가.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으려던 때 그녀의 행동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낮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잠깐만 끊지 마. 그냥 네가 괜찮은지 궁금해서 연락한 거야. 그리고 할 말도 있어. 며칠 뒤에 정경의 진씨 가문에서 연회가 있는데 초대장을 받았어. 그래서 네 몫도 하나 준비해뒀어.” 고건우는 다소 누그러진 어투로 마치 선심을 쓰듯 말했다. “거기 가면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볼 수 있을 거야. 네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야. 전에 부업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고 했었잖아. 한나야, 사실 난 아직도 네 생각을 하고 있어. 이제 그만 화 풀면 안 될까?” 화해가 통하지 않으니 보기 드물게 먼저 꼬리를 내려 진한나를 다시 유혹하려는 심산이었다. 다만 진씨 가문 연회라는 말에 진한나는 눈썹을 튕겼다. 이상하게도 웃음이 자꾸만 흘러나왔다. 만약 고건우가 자신이 정경 진씨 가문의 딸이자 그 연회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졌다. 이미 전화를 받았으니 그 김에 괜히 장난을 치고 싶어져 낮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내 초대장도 꼭 구해줘요. 진씨 가문의 연회는 아무나 발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진한나의 웃음소리를 들은 고건우는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초대장은 내가 택배로 보내줄게. 그러니까 일단 내 연락처 차단한 것부터 풀어줘. 그리고 네가 사는 곳도 알려줘, 응?” 진한나는 다소 비아냥대는 어투로 말했다. “왜요? 차단해제 하면 또 대표님이랑 미래의 사모님이 꽁냥꽁냥하는 걸 구경하라고요?” 고건우는 난감한 기색이었지만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화를 내지 않았다. 어쩌면 하연우의 효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나야, 나랑 가연이는 네가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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