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한편 소가연은 특별히 쟈넬 신상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고건우와 함께 퇴근하려고 부서로 발을 들였다.
그러자 부하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숨김없는 칭찬과 아부를 떨었고 그녀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가연 씨, 오늘 입은 원피스 너무 예뻐요. 정말 요정이 걸어오는 줄 알았다니까요.”
“맞아요. 이 가방도 가연 씨랑 너무 잘 어울려서 브랜드 모델도 가연 씨로 바꿔야 할 정도예요. 우리 회사에 이 가방을 이렇게나 잘 소화하는 사람은 가연 씨 빼고 없을 거예요.”
소가연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칭찬받는 기분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미소로 모두를 대응한 뒤 그제야 최상층에 있는 대표실로 향했다. 두꺼운 문을 열었으나 안에는 아무도 없어 소가연은 다소 실망했다.
막 고건우에게 연락하려던 순간 소가연의 시선이 넓고 텅 빈 책상을 스치듯 닿게 되었다. 무언가를 발견한 듯 멈칫했다.
심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꽉 움켜쥔 것처럼 조여왔다.
책상 모서리에는 작은 사진이 하나 놓여 있었다. 사진 속 소녀는 단순한 흰 티셔츠 차림이었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 얼굴은 바로 진한나였다.
‘이 여자 사진이 왜 고건우 책상 위에 있는 거지?'
소가연은 더는 미소를 유지할 수 없었다. 미간을 잔뜩 구긴 채 진한나의 사진을 보며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손끝은 질투 때문에 살짝 떨리고 있었지만 눈에 거슬리는 진한나의 사진을 찢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어쩌면 너무 흥분한 탓에 팔꿈치가 높게 쌓인 서류 선반을 건드리고 말았다. 와르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새하얀 서류들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놀란 소가연은 급히 몸을 숙여 서류를 줍기 시작했다.
그때 경찰청 도장이 찍힌 한 장의 서류가 소가연의 눈에 들어왔다.
[해성경찰서 벌금납부증]
벌금 납부자에는 고건우의 이름이 있었고 사유는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협박한 것이다. 그리고 신고자에는 진한나의 이름이 있었다.
소가연은 서류를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신경이 곤두서게 되었고 눈을 가늘게 뜨며 음험한 눈빛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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