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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진한나는 그의 손길을 느끼면서 눈웃음을 지었다. “하연우 씨 덕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하연우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나한테 고마우면 뭐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진한나는 피식 웃더니 하연우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물었다. “내가 뭘 해주길 바라는 거예요?” 하연우가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대답하려 할 때 문자 알림음이 들려왔다. 휴대폰을 확인해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연우야, 진씨 가문 아가씨와 한번 만나서 얘기라도 나눠보렴.] [할아버지, 저는 그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요.] 하연우는 간결하게 대답한 후에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한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어요?” 하연우는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진씨 가문에 돌아온 아가씨를 만나보라고 했어요. 요즘 그 아가씨가 소문의 주인공이잖아요.” 진한나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한번 만나보지 그래요?” “그 여자한테 관심 없어요.” 하연우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진씨 가문에 돌아온 아가씨가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만나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가 갑자기 신분이 밝혀져서 진씨 가문에 들어간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어요. 게다가 멍청한 여자라면 그 가문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진한나는 하연우가 아직 자신의 신분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눈빛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그를 쳐다보았다. “하 대표님은 진씨 가문 아가씨한테 불만이 많은가 봐요. 만나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요?” 하연우는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불만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여자보다 진한나 씨한테 더 끌려서 그래요. 진한나 씨보다 예쁜 여자는 없을 거예요.” 그는 진지한 어조로 말하면서 진한나를 바라보았다. 진한나가 대답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하연우가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발신자는 고건우였다. 고건우는 하연우가 전화를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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