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대명 그룹 대표 사무실.
앉아서 휴대폰만 들여다보던 고건우는 진한나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하니까 진한나도 마음이 약해졌을 거야. 이런 상황에서 진한나가 고집 피우는 건 말도 안 되는... 이게 뭐야?’
고건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가 보낸 사진을 확인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 앉아 있는 진한나는 한 남자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누가 봐도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이었다.
진한나를 껴안은 채 입을 맞춘 남자는 바로 하연우였다. 고건우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삽시에 화가 솟구쳐 올랐고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진한나, 감히 나를 버리고 하연우한테 들러붙은 거야? 이런 방식으로 나한테 복수하고 자극하는 이유가 뭐지? 나는 이미 사과했으니 된 거 아닌가? 뭘 원하기에 하연우와 만나는 거냐고!’
고건우는 씩씩거리면서 진한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들려오는 건 차가운 안내음일 뿐이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진한나는 고건우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던 것이다. 화가 난 고건우는 다급히 하연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연우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그가 휴대폰을 꺼내더니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진한나한테 보여주었다.
진한나는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건우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기에 전화를 받으라고 한 것이었다.
그녀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자 하연우는 피식 웃으면서 전화를 받고는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하연우가 전화를 받자마자 고건우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연우, 지금 진한나랑 같이 있는 거야?”
하연우는 의자에 기대앉아서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더니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오랜만이네.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했어?”
고건우는 화가 솟구쳐 올라서 참을 수가 없었다.
“진한나가 내 여자라는 걸 몰라서 그래? 나는 너를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떻게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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