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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장

강리아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허나영의 분노 어린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저는 분명 임지유 씨에게 전화드렸습니다.” 그러나 허나영의 화는 오히려 더 커졌다. “직장에 다니는 성인이 싫으면 싫다고 솔직히 말하면 되잖아요. 왜 거짓말까지 하는 거예요?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이 프로젝트는 맡지 않겠다고 팀장님께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팀장님께서 거절하지 않으셨나요?” 강리아는 담담하게 상기시켰다. 처음부터 그녀는 확실히 거절했지만, 그걸 단칼에 뭉갠 게 허나영이었으니까. “팀장인 내가 거절했다고 해서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거예요? 저랑 임지유 씨를 바보로 만들 작정이었어요?” 허나영의 목소리는 더욱 날카로워지자, 강리아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분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짓말한 게 아닙니다. 눈 오던 날, 재택근무 중 임지유 씨와 직접 통화했을 때 이 프로젝트를 맡지 않는다고 말씀드렸고, 임지유 씨에게서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허나영은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든 거짓말은 거짓말이에요. 당장 임지유 씨에게 사과하세요. 안 그러면 일이 커지면 블루오션 전체에 영향이 갈 겁니다. 저도 피해를 보게 될 거고요.” 말을 쏟아낸 허나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강리아를 그대로 두고 돌아섰다. 책상 위에는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남아 있었다. ‘그날 임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설사 임지유가 대답했다고 해도 지금 증거가 없으니, 내가 불리한 입장이네.’ 강리아는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로 향했다. 그녀는 직접 임지유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 전화를 거는 이유는 사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사적으로는 시후 씨도 내게 사과하라고 하고 공적으로는 허 팀장님까지 나한테 사과하라고 하니... 대체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해? 내가 시후 씨에게 사진을 보낼 가능성을 정말로 신경도 안 쓰는 걸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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