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장
식사가 끝난 후, 임지유는 오미연을 따라 서재로 들어가 업무 보고를 했고, 박시후는 최여정과 박성균에게 불려 갔다.
한편, 최여정이 낮잠을 잘 때쯤 적당한 핑계를 대고 빠져나갈 생각이었던 강리아는 그때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원에 있는 온실로 향했다.
활짝 갠 날씨 덕분에 햇빛이 쏟아지는 온실은 따뜻했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해야 해서 두툼한 패딩을 걸쳤던 그녀의 손바닥엔 살짝 땀이 배어 있었다.
그때 서유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몇 시에 병원 갈 거야?”
“좀 이따 가려고. 두 시 반쯤 도착할 것 같아.”
강리아가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
“너희 집 근처를 경유하니까 데리러 갈게.”
서유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지금 갈까? 같이 시간 좀 보내다가 가자.”
강리아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박씨 저택에 있다고 말했다간 서유나가 가만있지 않을 게 뻔했다.
그녀가 망설이며 대답을 머뭇거리자, 서유나가 바로 눈치를 챘다.
“집에 있는 거 아니었어?”
“응.”
“...설마 박씨 저택인 거야?”
서유나는 마치 신기가 깃든 듯 정확하게 짚었다.
“할머니께서 아직 우리가 이혼할 거란 걸 모르셔. 혈압이 높으시다면서 오늘 가족 모임 올 때 혈압약 좀 챙겨오라고 하셨어...”
강리아가 마지못해 설명하자 서유나는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흘렸다.
“이해는 가. 근데 별다른 상황은 없는 거지?”
이혼을 얘기가 오간 이후, 강리아가 박시후를 만나는 자리나 박씨 저택을 방문하는 날은 늘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별일 없어. 그냥 시후 씨가 오늘 식사 자리에 임지유도 데려와서 같이 밥 먹었어.”
눈이 부신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자, 강리아는 손을 들어 태양을 가렸다. 그러자 손가락 사이로 드리운 그림자가 그녀의 얼굴을 따라 움직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서유나는 칼같이 그녀의 속내를 찔렀다.
“‘별일 없어’에서 ‘별일’은 대체 어떤 일인 거니? 박시후가 네 앞에서 임지유를 침대라도 끌고 가야 별일이라고 인정할 거야?”
찰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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