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장
“시후 씨, 설마 이혼하기 싫은 이유가... 저한테 미련이라도 남은 거예요?”
강리아는 박시후를 노려보며 되물었다. 그는 늘 서유준을 끌어들이며 모든 걸 단정 짓고 설명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머릿속에 사업 수완 하나만 꽉 차 있고 나머지는 텅 비어 있는 게 분명했다.
박시후의 손아귀가 뺨이 아릴 정도로 더욱 세게 조여졌다.
“다른 남자의 ‘시혜’를 받으면서도 남편한테는 고개 하나 숙이지 않겠다는 거야? 그게 네가 말하는 아내라는 역할이야?”
“시혜라고 했어요?”
강리아는 그의 말 속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의도를 감지했다.
‘그냥 도움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내 행동이 서유준과 무슨 상관인데? 난 정식 면접을 본 거고...’
“어디에서도 널 채용하지 않으니... 마지못해 서유준이 일자리를 준 거잖아. 그게 시혜가 아니면 뭐야?”
박시후는 깊고 짚은 갈색이 감도는 눈으로 그녀를 꿰뚫듯 응시했다.
강리아는 순간 얼어붙었다. 면접을 보는 족족 계속 떨어졌던 기억이 떠오르자, 그녀는 박시후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설마 내가 면접에서 떨어진 게 시후 씨 때문이란 거예요?”
그때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블루오션 면접에 합격한 뒤로는 잊고 지냈다.
‘서유준이 뒤에서 도와준 거였어? 그래서 허나영이 날 그렇게 싫어했던 거야? 내가 낙하산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해서?’
가슴이 조여왔고 숨이 턱 막히는 듯한 통증이 엄습했다. 촉촉했던 눈동자에는 실망이 차올랐다. 그녀는 떨리는 눈길로 박시후를 바라보았다.
박시후의 미간이 깊게 주름졌다.
‘강리아가 이제서야 진실을 알았다고? 직접 서유준에게 부탁한 게 아니라, 서유준이 먼저 나서서 도운 거라고? 붉어진 눈가, 창백하고 여린 피부, 가냘픈 어깨... 이 모습 때문에 서유준, 그 새끼가 리아를 돕고 싶었던 거냐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었던 박시후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덮쳤다.
그의 이가 도톰한 입술을 스치자, 강리아는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라 움찔했다. 입술에 느껴지는 아픔이 그녀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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