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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둘이 결혼하면 지욱이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지안아, 지욱이를 위해서라도 넌 이혼하면 안 돼. 지욱이는 네 아이잖아. 지욱이가 그런 취급을 받는 걸 지켜볼 수 있겠어?” 예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늘 배지욱을 생각해 주었고 배지욱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할까 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그런 내게 돌아온 것은 무엇이었는가? 배지욱은 자기 자신을 상처입혔고 나도 상처입혔다. 그리고 내가 자기 엄마인 게 싫다고, 홍시연이 자기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설명할 의욕을 잃고 덤덤히 대꾸했다. “그 여자가 잘해줘요.” 엄마는 내 반박에 불만스러워했다. “그래도 친엄마만큼 잘해주겠어?” 나는 차갑게 웃었다. “그런가 보죠. 그러니까 매일 그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는 거겠죠.” 엄마는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도 배지욱이 그런 심한 짓을 할 줄은 생각지 못한 듯했다. 엄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내 손을 잡은 채 침묵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엄마에게 호소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현민 씨도 그 여자를 좋아하고 지욱이도 그 여자를 좋아해요. 이 집안에서 저는 이미 외부인이 됐어요. 그리고 저도 더 이상 그런 집에 묶여있고 싶지 않아요. 이젠 벗어나고 싶어요.” “바보야.” 엄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듯이 말했다. “지욱이는 아직 어려서 철이 없어. 그 여자가 조금만 잘해줘도 금방 마음이 기울겠지. 겨우 그런 걸로 지욱이를 버리려는 거야? 만약 앞으로 그 여자가 배 서방이랑 결혼하게 된다면, 앞으로 수작을 부려 모든 재산을 자기 아이에게 물려주려고 하겠지. 그렇게 되면 지욱이는 한 푼도 얻지 못할 거야.” 엄마는 끊임없이 이익과 손해를 따지며 나를 설득했다. 엄마는 내가 배지욱을 버리면 배지욱이 아주 비참해질 거라고 알려주려고 했다. 엄마는 몰랐다. 내 마음은 이미 차게 식었고 배지욱에게 더는 아무런 연민도 느끼지 못한다는 걸. “엄마, 지욱이는 본인이 직접 엄마를 선택했어요. 그러니까 그 결과도 지욱이가 감당해야죠.” 엄마는 배지욱으로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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