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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상대는 전화를 받자마자 정중히 자기소개부터 했다. “저는 배지욱 어린이 담당 교사입니다. 지금 수업이 끝났는데 아직 보호자가 안 오셔서요.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신가 해서 연락드린 거예요.” 선생님은 예의를 지키며 물었다. 이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홍시연은 매일 열심히 지욱이를 데리러 왔다. 그런데 내가 막 배현민이랑 이혼하자마자 홍시연은 애한테 관심도 끊은 건가? 조금 의외였지만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니 굳이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저는 곽이서 엄마입니다. 배지욱이랑은 아무 관계가 없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전화 잘못 거신 것 같네요, 선생님.” 선생님은 당황하며 곧바로 사과했다. “아, 죄송합니다. 실례 많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엘리베이터에 막 들어섰는데 또다시 벨 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배현민이었다. 나는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 “혹시 지욱이 좀 데려다 줄 수 있을까?” 배현민은 어딘가 불편한 듯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엘리베이터 벽에 비친 내 모습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있었는데 이젠 그 얼굴에 어떤 온기도 없었다. “안 돼요.” 늘 부드럽던 내 목소리는 마치 한겨울의 한파보다 더 차가운 듯했다. “배 대표님, 저희 이미 이혼했다는 사실을 잊으신 것 같네요. 앞으로 중요한 일 아니면 연락하지 마세요.” 배현민은 조급해진 듯 급히 말을 이었다. “나 지금 시연이랑 쇼핑 중이라...” “당신 일에는 관심 없어요.” 나는 딱 잘라 말했다. “굳이 저한테 설명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애가 아직 유치원 앞에 있는데 데리러 갈 사람이 없어.” 배현민은 내가 전화를 끊을까 봐 서둘러 말했다. “나 정말 시간이 안 돼. 지안아, 부탁이야. 한 번만...” “부탁할 필요 없어요. 들어줄 생각 없으니까요.” 나는 단호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배현민과 그 가족은 이제 내 인생에서 완전히 끝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지금쯤 남아 있는 감정이 있다면 그건 아마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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