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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배현민의 날 선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나는 화면을 흘긋 보며 그제야 배현민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어쩌라고요?” 내 무심한 태도에 배현민은 더 격앙된 듯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너 때문에 지욱이가 혼자 유치원 앞에서 밤 아홉 시까지 서 있었다는 거 알아? 네가 안 가서 그렇게 됐다고!” 나는 차분히 말했다. “배 대표님, 사람을 잘못 찾으신 것 같네요. 지금 지욱이 엄마는 홍시연이잖아요. 저는...” 나는 창가로 걸어가 발코니 문을 열었다. 깜깜한 밤하늘엔 별이 떠 있었고 저 멀리에서는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다. “저는 이제 그 아이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일 뿐입니다.” 배현민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아직도 우리를 원망하는 거야?” “아니요.” 나는 느긋하게 대꾸했다. “그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을 뿐입니다. 굳이 과거 사람들과 얽힐 필요는 없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나는 대답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으며 곧장 배현민의 번호를 차단했다.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곧장 문을 열었다. 곽이서는 토끼 인형을 품에 안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뒤에 서 있던 곽민재가 곤란하다는 듯 설명했다. “이서가 단 걸 먹어서 자기 전에 꼭 양치해야 해서 깨웠습니다. 그런데...” 그는 미간을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굳이 지안 씨를 찾아오겠다고 해서요.” 곽이서는 조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친구들이 그러는데 다들 엄마랑 같이 양치한다잖아요. 그런데 저는 아직...” 어린아이의 작은 소망에 불과한 것을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 우리 이서는 엄마 방에서 양치할래? 아니면 이서 방에서 할래?” 곽이서는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엄마 방에서!” 아이는 토끼 인형을 내 품에 쥐여주고는 자기 방으로 달려가 컵과 칫솔을 챙겨 맑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다시 내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인형을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 “가자.” 이서는 깡충깡충 뒤따라왔다. 나는 아이가 이렇게 작은 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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