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자리에 앉자 점원이 메뉴판을 내밀었다.
곽이서는 메뉴판을 나에게 건네주었고 나는 거기 적힌 각종 만두의 소를 짚어가며 설명해 주었다.
“이건 새우, 이건 게살, 그리고 이건 돼지고기...”
곽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다 맛있을 것 같아요.”
“그럼 이서는 어떤 거 먹고 싶어?”
내가 묻자 아이는 망설임 없이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다 먹고 싶어요.”
내가 메뉴판을 곽민재에게 넘기자 그는 주저 없이 점원에게 말했다.
“종류별로 하나씩 전부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점원은 미소 지으며 돌아갔다.
점원이 사라지자 곽이서는 내 품을 파고들며 조잘조잘 속삭였다.
“엄마, 그거 알아요? 친구들한테 들었는데 배지욱 요즘 진짜 불쌍하게 지낸대요. 유치원 끝나도 새엄마가 데리러 안 와서 맨날 유치원 앞에서 밤 아홉 시 넘게까지 기다린다나 봐요.”
아이는 꾸밈없이 들은 그대로 말하고 있었다.
곽이서는 고개를 갸웃하며 투덜거렸다.
“정말 바보 같아요. 이렇게 좋은 엄마를 아끼지 않고 왜 나쁜 엄마를 고르냐고요.”
“이서야.”
나는 아이를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같이 지내는 게 얼마나 특별한 인연인지 알지?”
내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이서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아이는 곧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소중한 시간을 다른 사람 때문에 낭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그게 더 좋지 않을까?”
“네!”
곽이서는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내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저 앞으로 엄마만 볼 거예요.”
그 말에 곽민재가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장난스럽게 아이에게 물었다.
“그럼 아빠는 안 볼 거야?”
곽이서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으음... 아빠한테도 관심 가질게요.”
그 대답이 영 시원찮은 걸 알면서도 곽민재는 개의치 않았다.
늘 차갑던 그의 얼굴에도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
과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말 한마디 꺼내지 않던 아이가 이제는 좋든 싫든 자기 생각을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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