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배지욱은 멍하니 서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왜요?”
‘전에는 시연 엄마가 어디를 가든 항상 나를 데려갔는데 왜 이제는 달라진 걸까?’
“네가 철이 없으니까.”
홍시연은 싸늘하게 웃었다.
어찌 됐든 어른인 홍시연이 아이 하나쯤 다루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홍시연은 아이 위에 군림하듯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플 때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따라가지 않았을 뿐인데 불만이 있어서 아빠한테 고자질해서 내가 미움받게 했잖아. 그럼 나도 당연히 가만있을 순 없겠지. 안 그래?”
홍시연의 목소리는 차갑게 변했다.
“앞으로 편히 지낼 생각은 하지 마. 알겠니?”
배지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고칠게요.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빠한테는 말 안 할게요. 네?”
배지욱은 그저 홍시연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잘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홍시연은 단칼에 잘라냈다.
“늦었어.”
그녀는 짐을 챙겨 친아들을 데리고 나가 버렸다.
배지욱이 뒤따라오려 했지만 홍시연은 아이를 거칠게 밀쳐 냈다.
그는 바닥에 세게 나동그라졌고 곧 문은 큰소리를 내며 닫혔다.
집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배지욱은 텅 빈 거실에서 닫힌 현관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서 친엄마까지 쫓아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게 날 밀어낼 수 있지?’
...
반면 이서는 작은 입으로 몇 개의 만두만 집어 먹고 배부르다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이는 두 손으로 볼을 감싸 쥐고 곽민재를 올려다봤다.
“저도 아빠처럼 많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곽민재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나 역시 곽민재가 더 이상 못 먹을 거라는 걸 눈치채고 말했다.
“남은 건 포장해 갈까요?”
내가 먼저 제안하자 이서는 두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좋아요! 그러면 집에 가서 다른 것도 조금씩 맛볼 수 있잖아요.”
곽민재가 점원을 불러 남은 것을 포장했다.
상자 가득 담긴 만두가 봉투에 들어가자 곽민재는 자연스레 손에 들었지만 이서는 곧장 달려와 그 봉투를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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