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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곽민재는 건네받은 책을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예쁘죠? 분홍색으로 가득 채워진 그림은 그의 미적 감각으로는 도저히 예쁘다고 말하기 힘들었지만 기대 어린 딸의 눈빛을 보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네.” 그제야 이서는 만족스러운 듯 책을 차곡차곡 가방에 넣고 혹시라도 빠뜨릴까 봐 몇 번이고 확인한 뒤에야 지퍼를 닫았다. 자리에 앉은 이서는 곽민재가 구워 준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완전히 익혔는데도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한 입 먹자마자 감탄이 터져 나왔다. “역시 아빠 솜씨 최고!” 곽민재는 이서의 칭찬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고마워.” 이서는 아직 포크를 들지 않은 나를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엄마도 얼른 드셔보세요!” 작은 아이답지 않게 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이서였다. 나는 이서의 시선을 받으며 스테이크 한 점을 잘라 먹어 보았다. “정말 맛있어요!” 놀라움이 섞인 반응에 이서의 얼굴이 더 밝아졌다. 아이는 평소보다 훨씬 즐겁게 저녁을 먹었다. ... 한편 배지욱은 저녁 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고 여전히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배현민은 난감했지만 혹여 아들이 굶을까 싶어 부드럽게 문을 두드렸다. “지욱아, 나와서 밥 먹자.” “싫어!” 문 안에서 울분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빠는 시연이 엄마 말만 믿고 나는 믿지도 안잖아요. 아빠는 나쁜 아빠예요.” 배현민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로서도 아들인 배지욱의 말을 믿고 싶었지만 눈앞의 증거들은 모두 홍시연의 편을 들고 있었기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들의 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배지욱이 배고파 쓰러질까 봐 배현민은 조심스럽게 달랬다. “아빤 널 믿어.” “정말요?” 배지욱은 말하며 문을 열고 기대감 어린 시선으로 배현민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러니까 우선 밥부터 먹자.” 배지욱은 눈물을 훔치며 배현민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럼 아빠가 잘 얘기해서 시연이 엄마가 다시는 나 모함하지 않게 해줘요.”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시연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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